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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험동물학회 뉴스레터 2023년 6월
[과학이슈] 미래의 생명과학: 단일세포 전사체학과 공간전사체학의 발전과 그 응용 분야

단일세포 전사체학과 공간전사체학의 발전과 그 응용 분야

고려대 의대 의과학과

최정민 (jungminchoi@korea.ac.kr)

단일세포 전사체(single-cell transcriptomics)와 공간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 기술은 현대 생명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도구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조직 내 특정 타입의 세포를 구분하고 위치 정보를 알 수 있게 하며, 세포가 조직의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어 생물학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 기술은 향후 몇 년동안 계속해서 발전하고 개선되어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에 사용돼 생물학과 의학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 한발 다가가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단일세포 전사체

개별 세포 수준에서의 유전자 발현 정보를 분석하는 단일세포 전사체 기술은 기존의 유전자 발현 분석과는 차별화되며, 단순히 여러 세포를 평균화하는 대신 개별 세포의 발현 패턴과 특성을 식별하고 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세포 간의 다양성, 변이, 그리고 세포 상태 변화를 보다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단일세포 전사체는 세포의 특성, 기능, 그리고 질병 메커니즘 탐구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위해 개별 세포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공간 정보, 인접한 세포들 간의 상호작용 및 지역 신호 네트워크를 잃어버리는 단점이 있다. 특히, 종양 미세환경과 같은 복잡한 세포 조직의 이해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관심 있는 조직의 공간 정보를 포착하는 전사체 기술, 즉 공간 전사체 분석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공간전사체

공간 전사체 분석은 생체 영상 기술과 차세대 염기서열 시퀀싱(NGS) 기술에 기초해 발전하여 생명 과학 연구에서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공간 전사체 기술은 공간 정보를 보존한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얻어냄으로써 공간적 정보를 잃는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유전자 발현량의 위치 정보를 유지하고 있다는 특성으로 공간전사체 데이터는 조직 내 유전자 발현 패턴을 파악하고 세포의 배치 및 조직의 구조, 그리고 세포 간 상호작용을 연구하는데 사용된다. 이러한 연구들은 조직의 기능 및 병리학적 변화, 특히 종양 내 미세환경에서 보이는 다양성과 세포 간의 네트워크를 탐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공간 전사체학은 이미지 및 차세대 시퀀싱 (NGS)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발전하였으며, 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1)   이미지 기반 in situ hybridization (ISH) in situ sequencing (ISS) 방법은 조직 내에서 유전자 발현 위치를 정확히 매핑하기 위해 사용된다. 타겟 유전자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프로브에 형광신호를 달아 위치를 확인하거나, 고정된 조직위에서 직접 시퀀싱을 통해 형광 신호를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 방법은 동시에 검출 가능한 형광 신호가 제한된 점과 노이즈 신호를 배제하는 기술적 문제가 있지만 보다 정밀한 방법들이 개발되며 민감한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개별 세포에서의 유전자 발현 상태를 공간적으로 시각화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조직 내의 세포 간 상호작용, 세포 배치, 그리고 조직 구조를 탐구하는 데 유용하다.

2) mRNA 캡처를 기반으로 한 기술은 조직 또는 비드 (bead) 상에서 공간정보를 암호화하는 바코드를 포함하도록 전사체 라이브러리를 생성하거나 레이저를 이용해 원하는 부분만 박리하여 시퀀싱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각 위치에서의 유전자 발현 상태를 알 수 있으며, 조직의 세포 간 상호작용 및 조직 구조를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모든 전사체 정보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캡쳐하는 범위에 여러 세포들이 포함되어 해상도의 한계가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공간적으로 해석된 전사체학 기술은 세포의 공간적 배치와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림 1 은 공간 전사체 분석에 대한 두 주요한 개요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은 최근 몇 년동안 큰 발전을 이루었으며, 감도를 개선하고 해상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되고 있다.


[그림 1] 이미지 기반 (왼쪽) 과 캡쳐 기반의 주요 공간 전사체 분석 방법 (BMB Reports 2022; 55:113-24)

 

단일세포와 공간전사체 통합분석

공간전사체 데이터는 조직의 공간적 정보를 유지하며 유전자 발현량 분석을 가능케 하지만, 아직까지의 기술들은 조직 내 세포 하나의 유전자 발현량을 얻는 것이 아닌, 주어진 공간 (spot) 내에 존재하는 여러 개의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량을 얻게 된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포 수준의 유전자 발현량을 지닌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공간 전사체 데이터와 통합하여 분석하는 방법론들이 제시되었다. 하나의 방법으로 기존에 분석된 단일세포 전사체 또는 세포 타입별 특정 유전자 발현 정보를 이용하여 낮은 해상도의 공간전사체 데이터로부터 세포 분포를 추론해 조직 내 세포의 분포를 좀 더 정밀하게 파악하는 방법론이 있다. 이와 더불어 딥러닝과 단백질 정보를 활용해 세포와 조직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새로운 연구들이 제시되었다 [그림 2]. 이러한 연구들은 세포의 상호작용, 유전자 발현의 공간적 상관관계에 대한 정보를 주며,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정밀하게 이해하는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2] 딥러닝을 이용한 대표적인 단일세포와 공간전사체 통합 분석 방법 (Biophysics Review 2023;4,011306)


마지막으로, 단일세포에서 얻어진 염색질 접근성 (ATAC-seq), DNA 메틸화 (methylation) 등을 포함한 다중체 기반의 통합분석 방법론은 조직의 구조 및 조직 내 복잡한 상호작용을 다차원적으로 파악해 바이오의학 연구에서 질병 기작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응용분야

단일세포 전사체와 공간전사체 기술은 실험동물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두 기술은 개별 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상세히 조사하고, 조직 내 세포 간의 상호작용과 공간적 분포를 파악함으로써, 세포의 다양성과 동적인 변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음은 실험동물에서 단일세포 전사체와 공간전사체 기술의 주요 용도 몇 가지를 설명한다:

 

단일세포 전사체은 실험동물에서 다양한 세포 유형을 정밀하게 식별하고 분류하는 데 사용된다 [그림3]. 실험동물의 조직에서 발견되는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을 분석함으로써, 각 세포 유형의 고유한 특성과 기능을 밝힐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질병에 대한 연구, 그리고 개발된 치료법이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그림 3] 단일세포 분석을 통한 다양한 상피 세포군 발견 및 암 단계별 세포 분포 분석 (Nat Commun. 2020 Jul 24;11(1):3715.)


공간전사체학은 실험동물에서 조직 구조와 세포의 공간적 배치를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그림 4]. 세포 간의 상호작용과 세포의 공간적 분포를 파악하는 것은 조직의 기능과 병리학적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세포의 위치와 그 주변 환경이 세포의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림 4] 공간전사체를 통한 쥐의 뇌 구조 분석 (Front Cell Dev Biol,2022;10:878346)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와 공간 전사체 데이터의 통합 분석은 실험 동물의 발생 과정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세포의 상태 변화 변화, 발달 과정, 조직 형성 등을 조사하고 이해하여 생명체의 발생 및 발달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가능케 한다 [그림 5].

 

[그림 5] 동물 모델에서 단일세포 및 공간전사체학을 활용한 발생과정 연구 (Nature Biotechnology 2022;40:74-85)


두 기술은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내는데에도 사용된다. 유전자의 발현 패턴과 조절 매커니즘을 밝힘으로써 유전자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높힐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유전자 치료를 포함한 질병 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된다.

질병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약물 개발 및 효과 평가 과정에서도 단일세포 전사체학과 공간 전사체학은 필수적이다. 질병 모델에서 세포의 유전자 발현 변화나 세포 상호작용의 변화를 조사해 질병의 원인과 기전을 알아내는데에 도움을 준다. 더불어 약물이 세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더불어 조직 내에서 세포의 배치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분석해 약물 개발 및 효과 평가에 도움을 주게 된다 [그림 6].


[그림 6] 단일세포 전사체학과 공간전사체학을 통한 질병 기전 분석 (Nat Commun. 2022 Feb 11;13(1):828)

 

실험동물을 활용한 면역학 연구에서는, 단일세포 전사체학과 공간전사체학은 면역 세포의 다양성과 기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면역 반응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면역 시스템의 이상을 탐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합 분석은 심장, 근육, 임신 및 태아 발달 연구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생리학적 및 병리학적 연구를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인간의 질병 원인과 기전을 밝혀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는데에 기여하고 있다.

 

한계

단일세포 전사체학과 공간 전사체학은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 가지 한계와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에서 볼 수 있는 유전자 발현 노이즈, 편향 처리, 공간 전사체학의 정확성과 정밀성, 그리고 대규모의 복잡한 데이터의 분석 및 해석의 어려움 등은 지속해서 해결해 나가야하는 부분이다. 더불어 비용적인 측면, 실험적 접근의 어려움도 풀어야할 숙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실험적 한계 중 개별세포로 분리가 어려운 세포나 동결조직의 사용 시에는 단일핵 전사체 분석 기술을 사용하는 등 극복해 나아가고 있다.

 

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생명과학은 단일세포 전사체학과 공간 전사체학 기술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술은 유전자 발현 분석과 공간적 상호작용의 정밀한 분석을 가능케해 세포의 다양성 및 분포, 질병 기작 분석에 큰 도움을 주며, 특히 암과 같은 질병의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치료 및 약물 개발 등의 새로운 응용 분야 또한 발전하게 될 것 이다.

기술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한계를 인식하고 극복하는 것 이다. 유전자 발현 측정의 정밀도를 높이고 공간적 정보의 해상도는 높이는 연구들이 계속 진행되어야 하며, 이 모든 것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계학습이나 딥러닝 기술을 도입해 방대한 양의 복잡한 데이터를 더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해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발전을 지속하려면 학계와 연구 커뮤니티에서의 협력과 지식 공유가 필수적이다. 학회나 학술지를 통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다른 연구자들과 협력하여 단일세포 전사체과 공간전사체의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고 활용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