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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험동물학회 뉴스레터 2021년 12월
[과학이슈] 단일세포전사체분석을 통한 고지혈성 심혈관질환 연구


단일세포전사체분석을 통한 고지혈성 심혈관질환 연구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최재훈

 
서론
● 2019WHO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허혈성 심장질환은 세계 인구 사망원인 1위를 지속적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2위로 뇌졸중으로 이들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을 합하면 54.8%로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더욱이 이 통계는 최근 15년간 지속적으로 상위에서 유지되어 줄어들지 않고 있어 이들 질환의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020년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조사에서도 암을 제외하고 심혈관질환이 2번째와 4번째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심혈관 질환의 증가는 국민 건강에 심각한 문제이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인의 식생활의 변화와 운동 부족에 의한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은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러한 심혈관질환은 전조증상에 의한 예방을 중요시 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기 전에는 증상이 없다가 대부분 갑작스럽게 일어나서 신속히 대처하기가 쉽지 않으며, 특히 발병 이후의 짧은 시간동안의 처치에 따라 예후가 급격히 달라지는 질환군입니다. 치료 이후 생존한 환자라 하더라도 75% 이상의 사람들에게 신체의 장애를 남기게 되어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가 어려운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고지혈증은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증의 주요 원인인자이며, 이를 조절하기 위해 스타틴(Statin)계열의 약물이 오랜 기간 동안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앞에 언급한대로 심혈관질환의 유병율 및 사망률은 감소되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이들 심혈관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유병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심혈관조직 자체에서 일어나는 병인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고찰이 필요합니다.

 

모델동물을 활용한 고지혈성 심혈관질환연구의 제한점
● 고지혈증은 심장을 포함하는 주요장기들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조직 자체에 동맥경화성 염증이 유발합니다. 심혈관조직에서 일어나는 염증 진행양상은 면역세포, 혈관내피세포, 혈관평활근세포 등 혈관에 상재하는 세포들의 다양한 cross-talk과 이에 따른 세포형질 변화에 의해 매우 복잡하게 일어납니다. 따라서 이들 변화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질병진행양상을 섬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연구도구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심혈관질환의 발병기전에 관한 기초연구들은 유전자 조작이 용이한 마우스모델을 통해 많이 수행되어왔으며, 많은 심혈관계 질환 관련 기전과 치료 타깃이 발굴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아포단백질 E (ApoE) 결핍마우스나 저밀도지단백질수용체(LDLR) 결핍 마우스가 많이 활용되어 왔으며, 최근 PCSK9 (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gain of function mutantadeno-associate 바이러스를 활용하여 고지혈증을 간편하게 유발시키는 모델도 확립되어 활발하게 연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연구에서는 주로 하나의 유전자 조작에 의한 단편적인 지식이 도출되거나 conventional 유전자 결핍으로 인해 심혈관조직 특이적 유전자의 통합적인 기능분석은 여전히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또한 마우스 심혈관 조직은 크기가 작고 세포의 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심혈관조직에 상재하고 있는 면역세포와 혈관내피세포 평활근세포 등 비면역세포들의 변화양상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단일세포전사체분석을 통한 염증성 심혈관질환 연구

● 기존 연구에서 염증성 심혈관질환의 유전자 발현분석을 위해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기법이 사용되었으나, 단일세포 수준이 아닌 조직 내 유전자발현 평균들을 분석함으로서 정확한 병리기전의 분석이 불가능하였습니다. 특히 적은 수의 세포로 구성된 마우스 심혈관조직에서 고지혈증에 따른 염증성 변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단일세포수준에서 가능해진 전사체 및 유전체 분석기술을 토대로 염증성 심혈관질환의 기전분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혈관조직에 상재하거나 염증과정에서 침윤된 면역세포 및 혈관내피세포, 평활근세포 및 혈관 주변세포들의 유전자 발현변화를 다각도로 분석이 가능해짐으로서 염증성 심혈관질환의 기전에 대한 이해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 2018년 동맥경화증 마우스모델에서 단일세포전사체분석결과가 처음 보고된 이후 지금까지 동맥경화증 마우스모델에서 단일세포전사체 분석결과가 10건 이상 보고되었습니다. 작년에는 기존에 보고된 9건의 단일세포전사체 분석결과를 통합하여 Meta-analysis를 수행한 결과가 Circulation Research에 보고된 바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서로 다른 연구실에서 각자의 마우스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진행한 단일세포전사체 분석결과들이 서로 매우 유사도가 높다는 점은 단일세포분석법을 활용한 심혈관질환 연구의 전망이 매우 밝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생물정보학 비전공자가 고차원적이며 방대한 양의 단일세포전사체데이터를 분석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Seurat은 단일세포전사체 분석을 할 수 있는 R패키지 중의 하나로 매우 활발히 연구에 사용되고 있고, 이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tutorial도 온라인상에 잘 나와 있지만 프로그래밍 비전공자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따라서 생물정보학전공자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지만, 협력 연구자가 해당 연구실이나 동일 기관 소속의 연구자가 아니면 긴밀한 작업 수행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다양하면서도 세밀한 단일세포전사체 분석결과를 도출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몇몇 국내 생물정보분석 회사들이 상업적인 단일세포전사체 분석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으나 해당 분석서비스의 사업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잇달아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따라서 단일세포전사체분석을 활용한 심혈관질환 연구를 위해서는 일정기간의 훈련이 필요하더라도 직접 연구실에서 R프로그래밍을 숙지할 수 있는 연구원을 양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최근 생물정보학비전공자가 단일세포전사체분석을 비교적 쉽게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1) 아래 plot은 비전공자가 사용할 수 있는 분석프로그램인 Partek Flow를 활용하여 본 연구실에서 마우스 동맥경화혈관의 단일세포전사체데이터를 분석한 예시입니다. (그림 1) 아마도 앞으로 좀더 user-friendly한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며 아마 생물정보학 비전공자들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보편적인 수준의 단일세포 전사체분석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표 1. 단일세포전사체분석 소프트웨어, Nature Biotechnology 2020



  그림 1. Partek Flow를 활용한 마우스 심혈관조직 단일세포전사체분석 예시


맺음말

● 다양한 생명정보 분석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기존 연구방법으로 절대 분석할 수 없었던 섬세한 세포분자기전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우스 심혈관조직과 같이 크기가 작아 다각도의 심도 있는 분석이 어려웠던 조직에서도 단일세포전사체분석을 통해 세밀한 질병기전을 이해하고 나아가 새로운 조절인자와 질병 치료타깃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롭게 개발되는 다양한 최첨단 분석기술들을 적극 활용하여 국내 많은 연구자들이 중요한 생명현상을 많이 발견할 수 있기를 고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