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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험동물학회 뉴스레터 2021년 9월
[과학이슈] 코로나19 영장류 감염 모델과 활용

코로나19 영장류 감염 모델과 활용 



홍정주, D.V.M., Ph.D.

책임연구원 / 부교수 면역 감염 실험실, 국가영장류센터,한국생명공학연구원 /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서론

인간을 숙주로 사용하는 바이러스를 연구할 때에는 인간 자체에서 감염을 연구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우리가 원하는 임상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의 궁극적인 답을 찾는 확실하고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실제로 인간의 면역반응을 여러 가지 환자의 샘플에서 측정하거나 백신이나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모니터링을 통해 백신이나 약물의 효능을 직접 조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험대상이 인간으로 실험의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을 경우 그 위험성으로 인한 윤리적 문제로 인해 실험 허가에 대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인간에게 높은 사망률과 이환율을 초래하며 테러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위험한 감염병원체의 경우는 인간에서 치료제와 백신효능을 보기 위한 감염실험을 수행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적으로 답을 할 수 없는 중요한 질문들이 여전히 풀 수 없는 숙제로 남게 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환자에서는 증상의 유무 외에는 언제 정확하게 바이러스에 얼마만큼 노출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초기 감염에서의 정확한 면역반응의 연구와 감염 초기 과정에서 경증과 중증의 진행을 결정하는 정확한 면역반응을 연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의 감염병들의 병인과 치료의 전략을 세우기 위해 동물 모델의 활용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고등동물모델 영장류의 선택과 감염연구

마우스를 포함하는 설치류는 실험동물로 상당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실험에 가능한 성숙기까지 기간이 짧으며, 번식에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기반으로 유전자 변형 또한 쉽기 때문에 실험자의 가설을 in vivo에서 테스트할때에 상당히 유용합니다. 하지만 인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생물학적 현상이 완벽하게 모델링 될 수 없습니다. 특히 인간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많은 바이러스들이 마우스에서 복제가 되지 않으며 어느 정도의 복제를 보인다고 해도 인간에서 관찰되는 비슷한 병리 현상이 유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SPF시설에서 미생물학적으로 잘 키워진 성체 마우스가 가지는 면역체계는 인간의 태아와 유사하기 때문에 면역을 기반으로한 치료제와 백신의 유효성 검증에서도 인간 성인의 결과를 적용하기에는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결국 이러한 결정적인 단점으로 인해 접근성이나 실험적인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임상단계를 넘어갈 때에는 마우스데이터만으로 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영장류는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전임상 모델동물들 중 인간과의 유전, 생리, 해부 및 면역 등의 여러 측면에서 가장 유사한 종입니다. 마우스에서 적용되지 않는 많은 인간 바이러스는 종종 영장류에서 인간과의 유사한 질병을 유발합니다. 특별히 바이러스에 반응해서 유발되는 선천면역과 후천면역 모두 인간의 면역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인간의 면역시스템을 고려한 목적을 지닌 연구들에서는 영장류는 최상의 동물모델링 선택 옵션입니다. 더욱이 인간의 면역 반응을 연구하는데 사용되는 많은 시약들이 영장류에서 교차반응을 보이며 이들 시약에 대한 정보가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는 여러 가지 감염연구에서 영장류를 이용한 모델링 시도를 생각하게 하는 가장 매력적인 근거로 사용됩니다.

또한 테러에 사용되는 위험한 감염체들(, 탄저)의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한 임상시험들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에 잘 실험설계가 된 고등동물의 실험만으로 약물과 백신의 FDA 승인이 되는 “Animal Rule”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는 영장류가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핵심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소동물 모델에서 할 수 없는 절대 불가능한 감염병에 대한 신속대응 모델로의 역할을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의 발생과 영장류 감염 모델링

처음 중국에서 초반 환자들이 급증하던 코로나19 초기에 병원체의 정체가 유전자 서열로 신속하게 밝혀지면서 거의 동시에 전임상 동물모델들이 동료들의 심사 평가 없이 인터넷에 논문형태로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3월에 중국 연구팀들은 ACE2 Tg 마우스와 영장류의 감염결과를 통해 인간의 경증 환자를 모사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급한 나머지 동물 그룹간의 개체수가 1~2마리, 심지어 마우스마저 3마리로 그룹핑하여 논문화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예전부터 사스 영장류모델을 꾸준하게 발표했던 네델란드 팀에서는 게잡이 원숭이를 통해 사스,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 감염모델의 차이와 함께 나이로 인한 감염의 양상을 사이언스에 발표하게 됩니다. 인간의 노령에 가까운 연령이 높은 원숭이는 20대 인간을 모사하는 젊은 원숭이에 비해 코와 목에서 감염 후 2주 동안 조금 더 높은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거의 동시에 미국의 NIH팀은 붉은털 원숭이를 이용하여 좀 더 다양한 감염노출경로(, 소화기관)를 통해 폐병변에서 중증을 보이는 모델을 발표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에서도 게잡이원숭이와 붉은털 원숭이를 동시에 모델링하여 기존의 감염양상뿐아니라 세계최초로 인간환자의 혈관염과 유사함을 병리적으로 분석하였고 일시적인 면역세포의 감소를 미국감염학회에 발표하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됩니다. 이와 같은 전세계적인 노력들을 통해 영장류는 향후 신속하게 테스트를 해야할 유망한 약물들과 백신 후보물질의 유효성 검증에 활발하게 활용됩니다. 실제 작년부터 각국에서 신속하게 승인된 약물과 백신들 모두 영장류 실험을 거친 사실만으로 초기 영장류모델링의 중요성을 알 수 있으며 WHO R&D 블루프린트에서도 코비드19의 약물테스트에서 영장류사용이 의무사항으로 되어 있습니다.

2020년 여름을 넘어가며 2021년까지 후속 모델링 연구결과들이 중국과 미국 그리고 영국에서 속속 논문형태로 발표됩니다. 9월에서 11월까지 중국팀들의 경우 게잡이 원숭이와 붉은털 원숭이가 속해있는 구세계 원숭이외에도 신세계 원숭이로 분류되는 마모셋을 비교 테스트하였으며 마모셋이 상대적으로 감염력이 떨어져 좋은 모델링 종이 아님을 발표하게 됩니다. SARS-CoV-2 스파이크 수용체가 결합하는 세포의 ACE2 수용체의 주요 부위에서 아미노산 잔기들의 유사성은 인간과 비교 하였을때에 신세계 원숭이 종들보다 구세계 원숭이 종들이 더 유사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림1).

(그림1) 코로나19에 잠재적으로 사용가능한 실험동물 종의 ACE2 단백질 서열 및 진화 관계


사실 구세계 원숭이가 코로나19 감염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된다면 상당한 장점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장류 종들 중에서 구세계 원숭이의 경우는 인간면역에 교차반응을 보이는 가장 많은 시약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바이러스 항원 결정부위와 결합하는 주요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감염세포를 공격하는 CD8 T세포 연구를 활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NIH연구팀을 제외한 정부지원을 받는 국가영장류센터가 7군데가 있습니다. 이중 루지애나에 위치하는 Tulane National Primate Research Center에서는 작년 11월 구세계 원숭이의 한 종류인 아프리카 녹색 원숭이가 붉은털원숭이 보다 좀 더 인간의 중증에 가까운 결과를 보인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특별히 IL-6를 포함하는 사이토카인의 수치의 증가를 보고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텍사스에 위치한 Southwest National Primate Research Center와 영국 연구팀에서도 이 전 연구에서 이미 발표된 구세계 원숭이에서 비슷한 영장류 감염모델링 결과들을 발표하였습니다. 향후 새로운 영장류 모델 개발이 시도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구세계영장류 모델과의 비교가 필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장류 모델링의 공통적인 결과 요약과 향후 풀어야 할 숙제

1) 구세계원숭이로 분류되는 게잡이 원숭이, 붉은털 원숭이, 아프리카 녹색 원숭이 등이 코비드19 감염의 대표적인 모델이며 신세계원숭이 특별히 마모셋은 좋은 감염모델이 되지 못합니다. 2) 구세계원숭이들 중에서 게잡이 원숭이와 붉은털 원숭이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아프리카 녹색원숭이의 경우엔 병리적인 부분과 질병의 진행과정 등에서 좀 더 인간의 중증 환자를 모사하였습니다. 3) 대부분의 감염동물은 7~14일 동안 바이러스의 존재가 상부/하부 호흡기관에서 관찰되었는데 감염성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를 보여주는 plaque assay, TCID50, focus forming assay등의 경우는 PCR로 측정되는 바이러스 RNA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소멸되었습니다. 4) 폐의 손상과 관련된 병리학적 특징은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게 보고되었으며 이는 종간의 차이와 개체 별 차이를 모두 고려해야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5) 면역억제현상 특별히 혈관을 순환하는 림프구의 일시적인 감소 후 회복이 관찰되었습니다. 6) 사이토카인의 일시적인 증가가 관찰되며 증상에 따라 유지하는 정도에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7) 노령을 모사하는 나이가 많은 영장류에서 더 높은 바이러스 검출과 폐 손상을 보였습니다. 8) 감염 후 후천면역의 정상적인 발달 증거인 혈액 내 항체 형성 특별히 IgG의 생성이 대략 2주 이후에 보였습니다. 종합적으로 구세계원숭이에서 감염으로 인한 죽음이 전혀 보고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코로나19 환자들 중 회복되는 환자들을 모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죽음까지 이르는 중증 증상의 영장류모델은 아마도 실험동물 분야에서 중요한 도전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죽음에 이르는 중증모델링은 코로나19 동물모델링 연구자들에게 팬데믹 초기부터 지금까지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마우스의 경우 작년 7월부터 젝슨랩에서 판매하는 K18-hACE2등 일부 ACE2 Tg마우스와 마우스 종에 적응된 바이러스 사용으로 감염으로 인한 죽음을 관찰하게 되었지만 이것이 인간의 중증과 동일한 기전으로 일어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의 면역과 유사함을 가지고 있는 영장류를 기반으로 심각한 중증모델이 구축된다면 다른 유사 호흡기바이러스 감염 모델링에 적용가능하며 항염증을 타겟으로하는 치료제등의 유효성 검증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야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동물모델 특별히 감염병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 및 백신 연구에서 통용되는 문구가 있습니다. “마우스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 원숭이는 때때로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사람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는 연구목적에 따라 만들어진 감염 동물모델을 연구할때에 종간의 데이터를 신중하게 비교 분석하여 결론을 내려야 함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 감염 영장류모델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런 의미에서 전임상의 마지막이자 임상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고등동물 영장류에서 검증된 병인기전, 치료제, 백신의 효능이 임상에 실제로 적용되는 사례가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 > 코로나19 영장류 감염모델 정보 (Updated: 202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