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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험동물학회 뉴스레터 2022년 9월
[질환모델동물] 간암 동물모델과 전임상 연구에서의 활용

간암 동물모델과 전임상 연구에서의 활용
(Liver cancer models and their application to preclinical studies)


노원상 Ph.D.

경희대학교 유전생명공학과 교수

서론

간세포암(이하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이며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간암은 이전에는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지난 반세기 동안 C형 바이러스 간염 환자와 지방간염 환자의 증가로 인해 서구 사회에서도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간암 발생에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하는 신호 전달 경로나 단백질-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이해는 간세포암 치료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간암 동물모델은 간암의 발병에 기여하는 경로들의 유전적 변형을 간 특이적으로 도입함으로써 간세포암의 병인을 정의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간암 치료제의 효능 검증 모델로서 그 중요성이 매우 높습니다.

 

본론

1. 간암 동물모델의 종류

실험용 마우스(Mus musculus)는 동물의 크기와 번식 능력, 수명, 인간 생물학에 대한 생리학적 및 분자학적 유사성 때문에 종양에 대한 최상의 동물모델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마우스를 이용한 간암 동물모델은 이종 이식 모델에서부터 복잡한 유전자변형 마우스에 이르기까지 간암 모델링을 하는데 있어 상당한 진보를 보여 왔습니다.

1.1 간암이식 동물모델

1969년 처음으로 시험관 내에서 증식된 암세포를 면역 결핍 마우스 피하로 이식하였을 때 종양을 형성할 수 있음이 확인된 이후로 많은 종류의 세포주나 조직이 마우스에 이식되어 암 연구를 위해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이식 모델의 목적은 종양 세포의 생존에 적합한 조건을 생체내에 제공하여 암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간암 이식 모델들은 이식되는 종양의 출처(인간 혹은 동물), 샘플의 유형(배양에 의한 종양세포 혹은 수술 후 얻어진 종양 조직) 그리고 이식의 해부학적 위치(피하 혹은 간)에 의해 분류됩니다. 이식 모델을 크게 동종 이식 모델(Allograft transplantation models)과 이종 이식 모델(Xenograft transplantation models)로 분류합니다. 동종 이식 모델은 마우스의 종양세포주 혹은 종양 조직을 같은 종에 이식하여 제작되며 이럴 경우 이식된 종양의 성장에 정상적인 면역체계가 작용하게 됩니다. 이종 이식 모델은 인간의 종양세포와 종양 조직을 면역 결핍 마우스에 이식하여 제작되며, 이종 이식 모델은 인간의 간암세포가 생체상에서 특정 약물에 반응하는 정도를 알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항종양성 약물의 효능을 검증하는 전임상 연구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1.2 유전자변형 간암 동물모델

간암 발생은 복잡한 다단계 프로세스로 간주됩니다. 각 단계에는 추가적인 유전적 또는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림 1). 간암발생에서 암 관련 유전자들의 역할을 보다 저 잘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유전자변형 간암 마우스모델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림 1. 다단계 프로세스로 발생하는 간암.


유전자조작 또는 변형 기법을 통해 활성변이를 갖는 종양유전자를 간세포에 발현시키거나 종양억제 유전자를 제거하는 방법을 통해 간세포에 특이적인 유전자 조작을 일으킵니다.  간암 유전자변형 모델은 단일 유전자에 일어난 발암성 돌연변이가 일반적으로 암을 유도하는 데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간세포가 악성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암 관련 유전자 사이에 발암성 협력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1). Myc 단백질은 세포 증식과 성장을 촉진하는 다양한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전사인자로 각종 암의 발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게놈 증폭에 의해 발생하는 c-Myc 과발현이 바이러스 및 알코올 관련 간암의 최대 70%에서 나타납니다. c-Myc 단독으로 과발현되는 형질전환 마우스는 긴 잠복기(65-90) 55%의 발병률로 간암을 비효율적으로 발생시킵니다. 그러나 c-Myc EGF(epidermal growth factor) 또는 E2F 전사 인자 1(E2F1)과 같은 추가 종양 유전자를 동시 발현하면 간암의 잠복기가 크게 단축되고 100% 마우스에서 간암이 유발됩니다. 따라서 추가 종양 유전자 및 성장 인자와의 발암 협력은 c-Myc에 의한 간암 발생에 중요합니다. Wnt 신호 전달 경로의 주요 핵심 전사인자인 베타-카테닌은 간 발달 및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Wnt/베타-카테닌 경로의 활성화는 인간 간암의 30%에서 발견됩니다. 베타-카테닌 활성화 돌연변이 또는 베타-카테닌 음성 조절인자인 APC의 억제를 간암 동물모델에서 재현했을 경우 간비대 또는 긴 잠복기를 갖는 간암을 발생시킵니다. 반면, 활성변이를 갖는 RAS 종양유전자와 활성화된 베타-카테닌의 동시발현은 빠르면 8주안에 간암을 발생시킵니다 (1). 이러한 결과는 간암발생에 있어서 여러 종양관련 유전장간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1. 유전자변형 간암 동물모델의 종류와 특성


2.
간암모델의 전임상 연구에서의 활용

간암 이종 이식 모델은 빠른 암의 성장으로 인해 전임상 연구에서 유전자조작 모델보다 선호되었습니다. 그러나 미세환경적 관점에서 전임상 연구에 이종 이식 모델을 적용하는 데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종 이식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간 암세포를 면역 저하된 마우스에 이식합니다. HCC 발달에 있어서 면역 세포와 염증 반응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종이식 모델의 손상된 면역 체계는 종양 발달에 있어서 비장상적 조직 미세환경 (tissue microenvironment)을 제공합니다. 또한, 이종 이식 모델에서 암세포는 피하에 이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미세환경의 문제를 증가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이종 이식 간암에서 발생하는 신생혈관은 종종 인간 종양과 비교할 때 조직학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나타냅니다. 이는 아마도 간암 이종이식 모델에서 효과를 나타낸 많은 항혈관신생제가 실제 간암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미미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변형 모델에서 종양은 간의 자연적인 미세 환경에서 발생합니다. 정상 면역체계를 가진 마우스가 모델을 생성하는 데 사용되며 종양은 간에서 발생합니다. 간암의 대표적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은 치료하면 간암 환자의 생존 중앙값이 대조군에 비해 35% 향상됨을 보여주었습니다. 유전자변형 간암 모델에서 소라페닙 치료군은 대조군 대비 생존 기간이 20-30% 향상됨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임상결과와 매우 유사한 결과입니다. 반면, 소라페닙 치료는 이종 이식 간암모델에서 훨씬 효과적이었으며 50-100%의 생존기간 향상을 나타냈습니다. 더구나 일부 이종 이식 모델에서는 종양 퇴화가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예는 이종 이식 간암모델보다 유전자변형 간암모델이 항암약물의 임상 효능을 예측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제작 기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유전자변형 간암모델을 선택하기 쉽지 않으며 이는 현재에도 이종 이식 간암모델이 전임상 연구에 있어서 더 많이 사용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


맺음말

간암 연구에 있어서 이상적인 간암 모델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간암 동물모델은 간암의 생물학적 특성을 충실하게 모방하고 실제 암의 생물학적 문제를 반영해야 합니다. 종양 주변 환경과 다른 장기로의 전이 그리고 면역 체계의 변화는 종양의 성장과 심지어는 특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실제 간암의 발생과 진행을 충실하게 모방할수록 전임상 연구에서 그 활용 가치가 높을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간암 모델들을 다룰 때에 연구 목적에 맞는 이상적인 모델을 선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